동네소년
오늘 제가 만난 분은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심병철 책임연구원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스스로를 어떤 매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지, 아주 짧게 소개해 주신다면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예전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맡고 있는 로컬 크리에이터 사업을 하면서 알게 됐습니다. 저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아 연결하는 일을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그런 역할을 재미있어하고, 또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은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동네소년
방금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이 질문을 정말 많이 받으셨을 것 같습니다. 관련 사업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로컬 크리에이터는 정부 지원사업으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민간에서 먼저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2016년, 2017년 무렵이었고요. 제가 충북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2018년부터입니다. 지금까지 햇수로 약 9년 정도 된 것 같습니다.
동네소년
그렇다면 로컬 크리에이터를 전혀 모르는 분에게 아주 쉽게 설명한다면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두 가지 관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지원 대상으로 정의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는 지역의 특산물이나 자원을 활용하고, 거기에 자신의 창업 아이디어를 더해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가는 창업자입니다.
그런데 제가 정부 지원 이전부터 민간에서 형성된 생태계를 지켜보며 생각한 로컬 크리에이터의 의미는 조금 더 넓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자기가 살고 싶은 곳에서 지속 가능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기획을 하는 사람들’, 일종의 지역 혁신가라고 생각합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로컬 크리에이터 정책은 기본적으로 창업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에는 창업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의 예술가, 활동가, 정치인, 언론사처럼 지역 생태계에 도움을 주고 함께 움직이는 사람들도 모두 넓은 의미의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생각합니다.
동네소년
정부 정책의 기준으로 보면 일정한 요건을 통과해 지원을 받는 창업가가 로컬 크리에이터일 수 있겠지만, 연구원님이 말씀하시는 범위는 훨씬 넓은 것 같습니다. 아직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고, 활동하다가 다시 직장인이 될 수도 있고요. 그런 분들까지도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볼 수 있을까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그렇습니다. 실제로 로컬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 가운데는 기관이나 회사에 소속된 상태에서 오랫동안 준비를 이어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또 창업 자체에는 관심이 없는 분들도 있습니다.
꼭 창업이라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아도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지속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가지고 있는 자원과 방식으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 안에 반드시 창업자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동네소년
최근 정부에서 ‘모두의 창업’이라는 대국민 창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도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네. 충북에서는 저희 센터가 허브 기관으로 참여하고 있고, 여러 운영사가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동네소년
‘모두의 창업’에 참여하는 분들 가운데에도 로컬 크리에이터가 포함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사업에 대해서도 조금 설명해 주시겠어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저는 ‘모두의 창업’을 굉장히 반갑게 바라봤습니다. 전 국민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창업 아이디어를 양질의 창업 기회로 연결해 보겠다는 취지의 프로젝트이기 때문입니다.
꼭 ‘나는 반드시 창업을 해야겠다’고 결심한 사람이 아니더라도, 커피 한잔을 마시다가 “내가 창업한다면 이런 걸 한번 해보고 싶다”라고 떠올린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잖아요. 평소 같으면 술자리나 대화 속에서 사라졌을 좋은 아이디어를 실제 창업의 가능성으로 연결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사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도하는 과정에서 실패할 수도 있고, 사업성이 부족하다는 판단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좋은 아이디어를 한번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정부가 자금과 기회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저는 굉장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창업은 아이디어만 가지고 쉽게 도전하기에는 진입장벽이 높은 일입니다. ‘모두의 창업’은 그 문턱을 정부가 조금 낮춰주는 사업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동네소년
몇 년 전 정부가 창업을 적극적으로 강조할 때만 해도 저는 ‘왜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을 이렇게 창업으로 내몰지?’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지원사업은 많았지만 창업이라는 것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AI라는 큰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이전보다 창업을 좀 더 쉽게 고민하고 실험해 볼 수 있는 시점이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시 로컬 크리에이터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저 역시 방송사에서 로컬 크리에이터의 역할을 고민하며 몇 년째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요. 활동을 하다 보면 충북 로컬 크리에이터 생태계만의 자긍심과 존재감이 분명히 느껴집니다. 오랫동안 이 생태계를 만들어온 입장에서는 충북만의 특별함을 어디에서 찾으시나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인터뷰를 하거나 다른 지역에 충북의 로컬 크리에이터를 소개할 때마다 늘 비슷한 말씀을 드립니다.
창업자 커뮤니티를 가진 지역은 굉장히 많습니다. 업종이나 창업 분야별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안에서 협업하는 곳도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제가 충북의 로컬 크리에이터 커뮤니티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마인드’에 있습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면 제가 오랫동안 한 방향을 계속 강조해 왔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바로 ‘자기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것을 충분히 공유한다고 해서 그것이 단순히 아이디어의 유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협업의 기회와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구성원들이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평소라면 만나기 어려운 전혀 다른 업종끼리도 자연스럽게 협업이 일어납니다. 사업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편하게 이야기할 수도 있고, 커뮤니티 안에서 누군가 그 문제의 해결책을 함께 찾아주기도 합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충북의 로컬 크리에이터 커뮤니티가 굉장히 건강한 커뮤니티라고 생각합니다.
동네소년
충청북도가 ‘창업특별도’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역시 로컬 크리에이터 분야에서 그 흐름과 함께 새로운 역할을 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하고 계신가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이 말씀은 센터의 공식 입장이라기보다는 제가 개인적으로 기대하는 방향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충북은 전통적으로 제조업이 굉장히 강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제조 창업을 중심으로 한 창업 생태계도 비교적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앞으로는 여기에 더해 지역에서 활동하는 로컬 창업자와 생활형 창업자들까지 폭넓게 포괄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분들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창업의 메카’로 발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영역에도 앞으로 조금 더 힘이 실리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네소년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정말 들려줄 이야기가 많은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시간이 길지 않아 이제 마지막 질문을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연구원님께 ‘심대장’, 또 때로는 ‘심엄마’라는 별명도 있잖아요.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별명은 무엇인가요?
심병철 책임연구원
일단 ‘심대장’이라는 별명이 제가 커뮤니티 위에서 왕처럼 군림하겠다는 뜻으로 붙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이 커뮤니티 안에서 공공이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는 하나의 플랫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별명은 ‘심대장’이지만, 실제로 해야 할 일은 지역의 머슴 같은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심대장’이라는 별명이 굉장히 마음에 듭니다.
동네소년
그렇다면 제2의 심대장도 조금씩 생기고 있습니까?
심병철 책임연구원
요즘 저희 센터에도 직접 로컬 크리에이터가 되지는 않더라도, 로컬 크리에이터를 옆에서 돕고 지원하는 일에 매력을 느끼는 친구들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친구 가운데 한 명이 저희 센터에 채용돼 지금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사람들이 더 많아진다면 ‘심대장 1, 2, 3’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저도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동네소년
그다음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인터뷰 고맙습니다.